아파트 분리납부 신청,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방식인가?
아파트 분리납부 신청,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방식인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4.03.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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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리납부 신청,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방식인가?

 

 

회사가 지난 2월에 이어, 분리 고지 본격 시행을 예고했다. 분리 납부유예 연장을 위해 발 벗고 뛰어도 모자랄 판에 유예를 종료하겠다고 한다. 특히 유예기간 동안 KBS본부는 물론 수신료 지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요구해 온 시스템은 전혀 갖춰지지 않아 문제인 상황이다. 

오히려 회사는 아파트 거주 세대에 대해 <종이신청서를 수기로 작성, 팩스로 KBS에 전송을 하면 가구별 종이고지서를 해당 세대에 발송하거나 지로로 은행에 납부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으로는 현장의 혼란은 뻔한 일이고 이러한 혼란은 결국 재원 급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과연 누구를 위한 경영진인가? 수신료 분리고지에 대한 대응을 보면 경영진이 대놓고 수신료를 포기하는 것 외에는 어떤 의중도 읽히지 않는다.

 

 

1. 수신료 납부 불편으로 부정적 인식 확산 

먼저 회사가 채택한 방식은 30여 년 전 직접징수 했던 1990년대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각종 세금도 전자고지라는 디지털 시대에 종이신청서를 수기로 작성해, 팩스로 전송하고 은행 지점 납부를 요구하는 종이 고지서 우편 발송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수신료를 납부하지 말라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시행령 개정을 둘러싼 모든 논의와 경과가 그랬듯 KBS마저 시청자를 철저하게 도외시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2. 납부의 불공평

회사가 채택하려는 방식은 이미 한전이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한 방식이다. 결과는 참혹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업무 폭증과 회계 불일치, 그리고 납부율은 5% 수준에 불과했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어느 세대가 몇 개월째 미납인지 현황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사 간 세대의 경우는 추적도 불가능하다. 이렇듯 이미 실패한 방식이라면 대안을 모색하고 개선점을 찾아야하는데 실패를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것은 무능인가, 무책임인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경영하고 있는 것인가? 이는 대다수의 선량한 납부 의지가 있는 시청자에게 상대적 피해를 주고, 제도 혼란을 부추기는 도화선이 되고 있을 뿐이다. 수신료 미납자 현황이 어떻게 되는지 파악은 제대로 되어 있는가?

 

3. 징수 대상의 모호성

분리납부 신청서에는 성명, 전화번호, 주소(동호수) 정보만 제공토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본인 인증 절차는 그 어디에도 없는 그야말로 ‘깜깜이 신청서’다. 그 흔한 SNS 인증조차 거치지 않는지라, 타인 명의 도용 또는 악용될 소지에 대한 방비책도 전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신청서는 필체를 알아보기 힘든 일도 있다고 한다. 방송법에는 분명 ‘수상기를 소지한 자’로 그 부과 대상을 명시함에도, 확인되지 않은 신청서대로 고지서를 발부하겠다는 것은 업무 해태 또는 배임의 소지가 따라올 수 있다. KBS를 아예 범죄집단으로 몰아가겠다는 발상인가?!

 

4. 징수의 비효율성

듣기로는 주무 부서의 의도는 최대한 절차를 난해하게 함으로써 신청자 수를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란 소문이 있다. 제발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실제 한차례 본격 시행을 예고했던 지난 2월, 많은 단지에서는 관리사무소 주도로 주민들의 분리 신청을 독려하거나, 엘리베이터에 안내문을 게시했다. 다행히 유예로 끝나 실제 이탈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분명 언제 폭발할지 모를 잠재된 폭발력은 상존한다. 오히려 이탈 최소화가 아니라 이탈을 부추길 개연성이 크다. 

 

5. 대안은 없는가?

시행령 개정의 모순을 바로잡은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면 수신료 분리고지가 유예되어야하는 것이 마땅하다. 수신료 분리 고지 유예기간이 끝난다면 충분히 사전 검증한 제대로 된 수신료 납부 시스템을 준비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KBS본부가 지난 2월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줄기차게 주장하고 요구하고 있듯, 아파트 관리비에 통합고지되는 것에서 이탈해 분리 고지를 희망하는 시청자에게 디지털 방식의 개인인증과 ‘자동이체 설정을 필수 선택’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전산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하지만 천금같은 유예기간 동안 사측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구한다. 준비 안 된 현재 상황으로는 수신료 분리고지 유예기간이 끝나는 순간, 엄청난 혼란과 피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업무 미비의 현 상태로 분리징수에 본격 돌입하겠다는 절차를 당장 중단하라. 

 

 

 

2024년 3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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