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와 기사거래한 조선일보, 공정성 비판은 자사 기사부터 하라!
브로커와 기사거래한 조선일보, 공정성 비판은 자사 기사부터 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9.02.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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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와 기사 거래한 조선일보

공정성 비판은 자사 기사부터 하라!

 

 

  조선일보가 ‘공정성 잃은 지상파’라는 시리즈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촛불로 몰락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상파 방송들이 정부 여당에 편향적으로 돌변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전체적인 인상 비평을 하자면 한마디로 애처로워 보인다.

 

  기사는 형식상으론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하고 있다. 하긴 브로커에게 뇌물을 받고 주문대로 기사를 ‘창작’해온 조선일보가 언론의 공정성을 논한다고 하면 호소력이 있겠는가? 자체 분석으론 시쳇말로 ‘씨알도 안 먹 힐 것’을 알았나 보다. 조선일보 기자들과 뉴스컴 대표 박수환의 찬란한 ‘콜라보’는 일일이 거론하기엔 지면이 아까울 따름이다.

 

  첫 보도는 2월11일(월)이었다. 조선일보는 서울대연구소가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전에 미리 보고서를 받아 기사를 썼다. 기사가 유통된 이후에야 보고서는 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여러 기자들이 연구의 배경이 궁금했고, 연구 과제를 맡긴 곳이 어디인지 문의했다. 이 연구를 수행한 사람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윤석민 교수다. 윤 교수는 “발주처는 밝히고 싶지 않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그럴수록 문의가 빗발쳤고, 결국 윤 교수는 첫 보도가 나간 이틀 뒤인 12일(화) 오후에 발주처를 공개했다. 발주처는 다름 아닌 <조선일보 미디어 연구소>였다.

 

  윤석민 교수는 박근혜 정부 때 여당 추천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을 맡은 인물이다. 게다가 조선일보에 칼럼을 기고하는 외부 필진 중 한 명이다. 최근에는 ‘손석희 논란, 그 참담함의 본질’ 이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에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조선일보와 친하다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문제는 윤 교수의 보고서가 신뢰할 수 있느냐이다. 보고서는 분석방법에서 ‘편향성 지수’라는 것을 도입해 프로그램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을 채택했다. 공정성이나 객관성을 계량화 할 수 있는지 본질적인 의문에서부터, 개별 사안의 경중이나 바뀐 시대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 균형성만을 따지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평가인지, 저널리즘의 본령에 부합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사례로 든 개별적인 분석들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2018년 6월20일 <추적60분> 진행자의 발언을 편향성의 주요사례로 언급했는데, 문제로 삼은 발언은 다음과 같다.

 

  “많이들 놀라고 분노하셨을 겁니다. 국민 안전의 버팀목인 119대원에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아무리 건강한 사람(대원)이라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이것이 과연 28년 동안 묵묵히 근무한 소방관에게 우리 사회가 남길 수 있는 것일까요?”

 

  당시 프로그램은 열악한 상황에서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119대원들의 현실에 대해 짚은 것인데, 보고서는 소방대원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편향성 사례로 지목했다. 이런 식이라면 시사보도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인성과 감정이 없는 AI 로봇이 진행해야할 판이다.

 

  조선일보가 억지주장을 펼치면 미디어가 휩쓸리고 여론이 흔들렸던 시대는 지났다.

한마디로 말해 조선일보의 ‘밤의 대통령’ 시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고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조선일보에게 충고한다. 지상파의 편향성을 시비 걸기 전에 브로커로부터 명품 스카프 받고 전별금 챙기고 자식 취업까지 청탁한 조선일보 기자들의 타락과 기사거래의 관행부터 공개적으로 반성하기 바란다. 당신들이 참으로 불쌍하고 안쓰러울 뿐이다.

 

2019년 2월 13일

실천하는 교섭대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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