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호-18면] 새 식구를 소개합니다
[225호-18면] 새 식구를 소개합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9.01.0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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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볼 때 KBS의 이미지는 어땠나요?

 

제가 KBS를 가장 좋아했던 시절은 고등학생 때였어요. 당시 주말이면 KBS 간판 프로그램인 1박2일을 꼭 찾아서 봤거든요. 어떤 주제를 정하고 이곳저곳 여행을 하며, 소소한 것들에서 웃음을 주는 1박2일을 보며, 한 주 동안 쌓였던 학업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로는 대학생이 되고, 또 짧은 사회생활과 이직 준비를 하면서 지상파 방송 자체를 멀리하게 되면서 KBS도 제 삶에 어떤 영향을 주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더 솔직히 말하면 저나 친구들이나 미디어를 이용하는 방식이 굳이 텔레비전 앞에서 시간을 기다려 보지는 않거든요. 또 드라마나 예능 역시 저희가 더 관심 있는 주제나 배우들이 나오는 tvN 프로그램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솔직히 입사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KBS에 대해서는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그냥 조금 딱딱하고 올드하다는 느낌이었죠. 물론 시험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입사를 하고는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어떤 계기로 KBS에 입사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KBS인이 되길 바라는지요?

 

저는 사실, 학교를 졸업하고 사기업에서 일을 하다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왔던 ‘공시생’이었어요. 그런 와중에 KBS 채용 공고를 알게 돼서 준비를 하다 합격을 하게 된 경우입니다. 그만큼 지금까지 제가 그려왔던 길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기회가 KBS 입사를 통해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제가 공무원을 꿈꿨던 이유도 일반 시민들에게 친절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KBS 직원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과 맞닿아 있는 부분들이 많다고 여겨져요. 특히 수신료 업무의 경우, 공영방송의 역할과 수신료의 필요성을 일반시청자나 민원인에게 잘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이 제 업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KBS에 입사했다는 소식에 주변 친구들로부터 축하의 메시지도 많이 받았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수신료 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일단 저 스스로도 KBS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수신료의 가치를 더 가슴 깊게 새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야 제 업무에서 또 주변 지인들에게 KBS 수신료의 필요성을 더 잘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10대 시절 저를 설레게 했던, 가슴 속에 추억처럼 남아 있던 국민의 방송 KBS를 이제는 제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지난해 저희 본부노조는 142일의 파업을 하면서 많은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그 과정에 따끔한 질책도 많이 듣고, 힘내라는 응원도 받았습니다. 저희 본부노조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요? 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입사하기 전에는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동안 노동조합하면 파업이나 이런 조금 과격한 이미지가 제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겠죠. 연수원에서 KBS안의 여러 노동조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노조 설명회를 들으면서 조금씩 색깔이 다르지만 노동조합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서 이해하는 시간이 됐던 거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입사하는 조건이 일단 계약직 신분으로 들어오게 되는 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는 않거든요. 다른 노조에서도 좋은 이야기들을 해주셨지만, 본부노조의 조합설명회 내용이 그런 불안감을 더 불식시켜주실 수 있었던 것 같고. 그런 믿음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노동조합에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아직은 새내기 직원이지만, 본부노조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공영방송 KBS로서 국민의 방송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좋은 근무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힘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또 최근에 KBS 방송차량서비스 노동조합이 본부노조 산하로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잘은 모르지만, 그만큼 사내 비정규직이나 조금은 소외받는 분들에 대해서 관심과 노력을 하는 노동조합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본부노조가 그런 분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죠. 저 역시 연봉계약직이란 신분인 만큼 주어진 시간동안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할 테니, 정규직 전환이나 처우 개선이 잘 될 수 있도록 저희 목소리를 잘 대변해 주셨으면 하고 부탁드립니다. 

 

 

 

 

 

 

 

 

 

 

 

 KBS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KBS 첫 인상은 어떤가요?

 

너무너무 크다!  이게 첫 인상이에요(웃음). 그런데 약간 법원에 온 느낌이랄까, 관공서 같은. 규모 면에서 압도적인데 화려하지 않고 어디선가 봤던 것 같고 덜 위압적이고, 편안한 기분도 들어요.

 

 

 경력으로 회사를 옮기셨는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아요?

 

기자를 오래하고 싶어요. 어디서든 내가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왠지 빨리 노쇠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현장에서 더 오래 뛰고 싶은데, 금새 데스크가 되고 현장을 떠나야할 것 같은...여기서는 다른 곳보다는 현장에서 기자로서 더 오래 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바람이 가장 컸어요.

 

 

 밖에서 본 KBS와 직원으로서 직접 겪어본 KBS는 좀 다를 것 같은데, 어떤지요?

 

기자들이 많다보니 기회가 그만큼 적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종편은 메인 뉴스 하나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메인뉴스에서 선택되지 않은 아이템은 아예 보도할 기회조차 갖기 어렵거든요. 물론 KBS도 메인뉴스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메인뉴스에서 빠지더라도 저녁뉴스나 아침뉴스에 낼 수도 있고 디지털 기사로도 전할 수 있어요. 기자가 의지만 있다면 데스크도 충분히 기회를 주고 여러 플랫폼으로 기사를 내보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해요.  

 

 

 가장 힘든 부서라고 하는 사회부 법조팀에 있는데, 지낼만 한지요?

 

법조팀에 3년 정도 있다보니 익숙해졌어요. 그래서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힘들기도 하지만 뭔가 발굴해내고, 수사로 이어지고, 사법적 판결이 나오는 과정까지 기자로서 지켜보고 참여한다는 의미가 남다른 것 같아요. 책임감도 무겁구요.

 

 미디어오늘이 뽑은 ‘박근혜를 끌어내린 13명의 기자들’에 선정됐을 정도로, 기자로서 뜨거운 시간들을 보냈는데요.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손에 넣었을 때, 그 실체와 마주했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막상 받았는데 수첩이잖아요. 펼쳤는데 하나도 못 알아보겠더라구요. 한자에다 흘려 썼고, 그때 그때 무슨 사건이 있는지 맥락을 모르니...아무것도 없을 수 있겠구나, 덜컥 겁이 났어요. 그리고 사나흘 동안 꼼꼼히 신문기사와 대조해가면서 들여다봤는데, 아!, 이런 일이, 이런걸 다 지시했네...기가 막혔죠.

 

 

 그 비망록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실체를 밝히는데 크게 기여를 했는데, 촛불혁명과 탄핵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는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탄핵 날 헌재에 있었는데, 기자들이 모두, 아무도 즐겁지 않은 거예요. 국가가 멈췄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막막함이 있었고, 어쨌든 우리나라의 비극이었으니까요. 행복하지 않은 특종이었던 것 같아요.

 

 남편이 MBC기자인데, 집안에서도 서로 경쟁하는거 아닌가요?

 

남편은 동지죠.(웃음) KBS에 도전해보라고 추천한 것도 남편이었어요. ‘왜 주저하느냐, 네가 좋아하는 취재 더 맘껏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등떠밀었거든요.

 

 

 KBS에서 해보고 싶은게 있다면?

 

‘주문을 잊은 음식점’이라는 KBS 예능-다큐를 봤어요. 치매 할머니 할아버지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저런 뉴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소외된 사람들, 도움을 주어야할 대상으로 구분 짓지 않고 함께 생활하는 사람으로 대하고 밝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그리고 KBS의 막강한 선후배들과 함께 ‘원팀’으로 퍼즐을 맞춰가며 제대로된 특종도 한번 해보고 싶구요. 혼자보다 훨씬 짜릿하고 재밌잖아요.

 

 

 마지막으로 언론노조KBS본부에 대해 아시는지, 그리고 노동조합에 바라는게 있는지요?

 

KBS에 건강한 노동조합이 있다는 게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본부노조에 대해 잘 알고 그 활동에도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저도 좋은 뉴스 만들고 좋은 KBS 만드는데 함께 힘을 보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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