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방송센터, 건립 목적부터 밝혀라!
시청자와 전체 구성원의 동의가 우선이다.
가칭 미래방송센터. 사업비 2,800억 원짜리 KBS창사 이래 최대사업이 추진 중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미래방송센터 건립은 고대영 전임 사장 재임기간 시작된 사업이다.
건립 필요성은 있는지? 건설비 조달방안은 무엇인지? 설계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당시만 해도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직원들 모두 바쁜 현업에 쫓기는데다, 고사장 특유의 독선과 돌파력(?)이 더해지고 책임 있는 간부들 대부분이 암묵적으로 찬성하던 때니 당시만 해도 “그러나 보다” 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고 사장이 물러난 이후, 당시 진행됐던 대부분의 것들이 중단되고 재검토되는 와중에도 ‘미래방송센터’ 만큼은 살아남아 슬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사업 추진이 계속되는 것이냐에 대한 담당 부서의 답변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재추진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보통 방향을 추진 쪽으로 이미 정해놓고 진행되는 대부분의 사업 현장에서 듣는 익숙한 답변이다.
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왜 미래방송센터가 필요한지?”, “건립되면 KBS의 미래에 무슨 비전을 가져다 줄 것 인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연구동이 너무 낡아 더 이상 사용하기 힘들다”. “이왕 짓는 거 뉴스센터나, 예능 공개홀이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 “1층에 멋지게 로비 만들어놓고 한류콘텐츠 홍보하면 좋지 않겠냐?”. 2,800억 원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답변들이다.
좋다! 건설비만 있다면 못할 것 없다. 돈이 있다면 어딘가 투자해서 미래 먹거리를 만든다는데 반대할 사람이 있겠는가? 그런데 재원조달방안을 들어보면 “참 장밋빛 전망이구나!”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역의 송•중계소 부지도 팔고, 보유중인 스카이라이프 주식도 팔고, 뭐 미래방송센터건설을 위해 따로 챙겨둔 것은 아니지만 회사 통장에 돈도 적당히 있고, 대충 하다보면 건설비야 어떻게든 되는 것 아니야” 지금까지 들어온 사측의 답변이다.
목적이 명확하고 동의 받을 수 있다면 추진 중에 발생하는 일들은 해결책을 찾으면 된다. 문제는 목적이 무엇이라는 납득할만한 사측의 설명을 그때나 지금이나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목적은 단 하나다! 미래방송센터가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지속 성장하는데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동 건물이 낡았기 때문에, 뉴스스튜디오와 공개홀, 사무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래방송센터가 필요하다는 것은 합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주 52시간 시행에 따른 인력충원, 갈수록 늘어나는 제작비와 급감하는 광고시장, 거대 미디어 민간영역과의 경쟁 등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것고 지금보다 많은 재원이 투입되어야만 하는 분야다. 미래방송센터 건립이 KBS의 성장 동력이 되는 것은 고사하고 우리의 발목을 잡는 돈 먹는 하마가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은 엄혹한 현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미래방송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사측의 판단이 아닌 KBS전 구성원의 동의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들리는 말로는 이번 주에 임원진들을 대상으로 미래방송센터 건립에 대한 의견 수렴을 받는다고 한다. 이미 실•국장, 부장들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도 수렴했다고 한다. 하지만 방향을 이미 건립 쪽으로 정해놓고 일부에서만 요식행위를 거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본부노조만의 판단은 결코 아닐 것이다.
분명하게 요구한다. 미래방송센터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라. 필요성은 있는지, 재원마련은 어떻게 할 것인지. 건립한다면 설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건설과정 속에서 직원들이 받을 불편과 피해는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설명하라.
물론 이 모든 것에 우선되는 원칙은 하나다. “미래방송센터 건립은 단연코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2018년 7월 2일
강한 노조! 정의로운 노조! 연대하는 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중앙집행위원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