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방송감시단 보고서[3호] ‘북풍몰이’ 보도로 탄핵 정국 눈 가리기
대선방송감시단 보고서[3호] ‘북풍몰이’ 보도로 탄핵 정국 눈 가리기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7.02.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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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잃은 북한 보도, 탄핵·특검 뉴스는 축소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외부 전문 인력의 힘을 빌어 TV 뉴스 등에 대한 방송 모니터를 시작했습니다. KBS본부는 동시에 내부 조합원들로 대선 방송 감시단을 구성하여 보다 심화된 감시단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합니다감시단 보고서는 주 1~2회 부정기적으로 낼 예정입니다외부에 의뢰한 방송 모니터 보고서와 함께 감시단 보고서가 공영방송으로서 정직하고 균형 잡힌 대선 방송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북풍몰이’ 보도로 탄핵 정국 눈 가리기

균형 잃은 북한 보도탄핵·특검 뉴스는 축소

     

     

북한 세습구도에서 밀려난 최고 권력자의 장남이 해외 공항에서 피살됐다배후로 이복동생 김정은이 지목되고 있다말 그대로 쇼킹한 뉴스다국제적으로도 큰 관심이다그러나 김정남 피살을 다루는 KBS뉴스는 도를 넘고 있다북한 관련 보도는 지나치게 많은 반면탄핵심판과 특검대선 등 국내 주요 현안은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다북한 뉴스로 국정농단사태를 덮으려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먼저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 보도량을 보자.

 

 

        

     

북한 관련 보도 타사 2-3국정농단 보도는 소홀

     

사건 다음날인 15, KBS와 SBS가 각각 14꼭지, MBC가 12꼭지를 보도했다그러나 16일부터는 말 그대로 압도적이다타사와 비교해 매일 2-3배씩을 보도하고 있다. 8일동안 10꼭지 이상을 하지 않은 날이 18일과 22이틀에 불과하다오히려 타사는 10꼭지 이상을 보도한 날이 15일 단 하루밖에 없다뉴스 발굴과 기획그리고 그 가치에 대한 판단이 각기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KBS의 북한 관련 보도는 지나치게 많다한 꼭지로 내보내도 충분할 내용을 굳이 두서너 꼭지로 벌리는 신공이 횡행한다.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다북한 관련 보도를 늘리면서 정작 중요한 탄핵심판과 특검대선관련 보도가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먼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17일을 보자. KBS뉴스9는 북한 관련 11꼭지국정농단 관련 9꼭지를 보도했다김정남의 최근 행적을 두 꼭지로 나누는가 하면 타사는 보도하지 않은, “엉망인 상태로 북한 문제를 물려받았지만 잘 다루겠다는 트럼프의 말까지 엮어 꼭짓수를 늘렸다. 17일 타사는 오히려 정반대였다. 20일과 21, KBS의 북한 관련 보도는 각각 14, 11꼭지로 정점을 찍은 반면국정농단관련 보도는 겨우 2,3꼭지에 그쳤다역시 타사는 정반대이다이쯤 되면 KBS가 북풍몰이식 보도로 탄핵 정국의 국민 시선을 돌리려 한다는 지적이 이상하지 않다.

그나마 내보내는 국정농단 관련 보도는 대통령 측에 유리한 스탠스이기 일쑤다당장 22일 김평우 대통령 대리인의 경우 내란’ 운운하며 헌재와 국회를 협박하고 매도하는 막말을 쏟아내 거센 지탄을 받았다그런데 이를 전하는 KBS뉴스9는 마치 정당한 변론을 펼치고 재판부가 이에 응수하는 상식적 상황인 것인 양 묘사한다불과 하루 전 21일 정세현 전 장관이 김정남 암살비난할 처지 아니다고 발언한 것은 죽을 죄라도 지은 것처럼 몰아세우던 것과는 딴판이다.

     

각종 추측성 표현 난무안보 불안감 자극

     

북한 관련 보도의 내용도 문제다. “가능성이 높다”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다” “추정된다는 각종 추측성 멘트가 난무하고 있다정확한 사실관계를 알 수 없는 모호한 서술로 보도의 신뢰성마저 의심받고 있다방송제작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북한에 관련해서는 진실을 최대한 추구하는 취재, 제작으로 북한의 실상이 정치적 의도나 여타 의도에 의해 왜곡되지 않도록 한다. 외부에서 제공된 정보 에 대해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실 여부를 검증하도록 한다. 특히 북한의 참상이나 풍문 등에 대한 선정적·경쟁적인 보도를 지양한다.” (2016 KBS방송제작가이드라인 부문별 제작지침 p.151)

     

이같은 가이드라인을 굳이 제정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확인되지 않은 첩보’ 수준의 내용을 기사화함으로써 안보 불안감만 자극해 오히려 국민을 위기와 혼란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 KBS뉴스김정남 피살 보도는 위 가이드라인에서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가며 저지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라도 자중해야국민의 눈을 가리지 말라

     

김정남 피살이 충격적이고 중요한 뉴스임은 틀림없다그러나 국정농단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됨으로써 온 나라가 위기에 빠진 지금더 중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최소한 균형이라도 맞춰야 한다자중하길 바란다안보 위기감을 자극함으로써 시청률 잘 나온다고 떠들 것이 아니라정확한 사실 전달이라는 공영방송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편집권은 전가의 보도가 아니다역사를 읽고 시대를 짚는 혜안이 없는 편집권은 저널리즘의 수치일 뿐이며 바로잡아야 할 대상일 뿐이다아니역사와 시대까지는 몰라도 상식과 양심만이라도 갖기를 촉구한다.

     

     

2017년 2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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